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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g's Gamification life/손이 가는대로 쓰는 글

20120221 2012년 어느 생일

작년 겨울, 수업 끝나고 우연히 들린 취업상담자리에서
한국 야구르트 인사 담당자님을 만나뵙고 집에 함께 가며
2시간동안 즐거운 대화를 나눈바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통하는 커뮤니케이션"은 즐거운 일이다)

수많은 생각 나눔 중에 하나 배운 선생님의 이야기는
자신은 생일날 부모님을 찾아뵙고
선물과 함께 자신을 태어나게 해주시고
지금껏 길러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는 것이다

우리는 생일을 어떤 날로 보내는가?
내 생일이니까 내 사람들 모아서
흥청망청 파티를 벌리는 게 생일인가?

아니다. 내 생일은 내가 수고한 날이 아니다
우리 부모님이 힘들어 하시면서
나를 낳아주신 날이다

그리고 계속해서 반복되는
내 나이와 당신들의 젊음의 주고받음이다


이 지혜를 잊지 않고 이번년도에 내 생일이 되었다
별로 기념일 따위에 괴념치 않지만
나의 기념일이 아니고 내 사람의 기념일이기에
미리 준비해둔 백화점 상품권 두장을 꺼낸다

그냥 드리기 민망해서 차마 눈 앞에서 말하려니 민망해져서
글을 쓴다. 하지만 아침에 시간에 쫒겨 포스트잇에 글을 쓰려니 쉽지 않다


출근하기 전에 집을 나서며 포장해서 드렸다
"나중에 읽어보세요"

왠지 성의는 없어보이는 비주얼이지만 마음은 담겼다
내가 하고싶었던 말은 이루겠다는 말이었다
이뤄서 당신들께 보답하겠다는 말이었다

하루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진심을 보여드리고 싶은데..

성의없어보이는 비주얼 편지때문에

저녁에 집에 가면 안마를 해드리면서
진심을 담아서 
이루겠다고 얘기해야지

보여주지 않으면 알 수가 없는 거니까..

하지만 그 날따라 "일"은 늦어졌다.
집에서 부재중 전화가 와있다
"늦게 갑니다"

밤 11시를 넘어가는 때가 되서야 난 겨우 집에 도착했다
비밀번호를 누르고 삐리리릭..
피곤한 눈을 참으며 문을 여는데
식탁 테이블에 아버지가 계셨다
"이제 오냐?"

안 주무시냐고 물어봤다.(새벽기도 가시는 부모님은 항상 일찍 주무신다)
날 기다리고 있었다. 케익과 함께..

 


생일 축하노래와 함께 힘차게 케익 촛불을 껐다
울 어머니가 안아주며 볼을 비벼준다
울 아버지는 케익을 잘라준다(동생은 그릇을)

안아드리며 안마하면서 고맙다고 더 얘기해야 하는데..
뭔가 해드려야 하는데..
내 계획은 실패다. ㅋ
 

아버지가 덕담을 하나 던져 주셨다.
이번년도에는 성공을 꿈꾸고 얘기하라고..

우리의 생일파티는 10분만에 끝났다
다들 잘 자라고 하며 방으로 들어가셨고
버스커버스커 정류장노래가 듣고 싶어 듣고 잤다

계속해서 카카오톡이나 타임라인에는 생일 축하의 글이 올라온다

내가 성공해야 할 이유가 너무 많다.

다음 생일에는 내 사람들에게
더 이루고 더 성공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 것이 내가 그 사람들에게 해주는
최고의 보답일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