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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dummy/Book review

혼창통



 오랜만에 손에서 떨어뜨리지 않고 본 대단한 책이다

魂과 創, 通. 이는 어떤 한 사람의 힘으로만 된 것이 아니라 조선일보의 위클리비즈팀의 오랜 노력의 결실이기 때문이다. 

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 대여섯권의 관련 저서를 읽고 1,2년 전에 면담 약속을 잡고 비행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가 취재하는 수고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또한 그런 정보를 그냥 날 것으로 제공하지 않고 혼, 창, 통이라는 세가지 주제로 꿰뚫어 맛깔나게 요리하였다.


-혼(魂)-

꿈은 사람을 움직인다

혼은 꿈을 꾸는 것이다. 기업의 핵심가치로서 모든 구성원들에게 자리잡아야 할 가치이다.

사람은 모두 프로가 되고 싶어 한다. 아웃라이어의 법칙은 1만시간을 투자해야 프로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1만시간이란 하루 3시간 씩 10년을 써야할 정도로 긴 시간이다. 말콤 글래드웰은 빌 게이츠처럼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들 적어도 1만 시간 이상의 노력을 해왔다는 것을 사례로 들면서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투자해야할 최소한의 시간으로 1만시간을 주장했다

혼이 없으면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조울증을 겪고 우선순위를 놓치고 산다.

과연 우리가 하루 3시간이나 집중하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시험기간처럼 급박한 상황이 아닌 다음에야 하루 3시간 씩 집중한다는 것은 단순한 근성 이외의 다른 것이 필요하다.

이 떄 필요한 것이 바로 비전이다. 하루 3시간 이상 특정 분야에 쏟을 수 있는 열정을 주는 것은 바로 그 일에 대한 비전 입니다.

손정의 회장은 인생 50년 계획을 세우고 "눈앞을 보기 때문에 멀미를 느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오오시마 사장은 자신의 책 『테펜의 조례』에서 “테펜의 사원이 되기 위한 유일한 조건은 '장차 경영자가 되고 싶다고 하는 꿈이 있는가'라는 것”을 강조했다. 그리고 그는 '꿈'이라는 핵심가치를 지켰다.

사람을 움직이고 일하게 만드는 동력은 그 일의 의미와 즐거움에 있다.

 사실 연봉, 승진 같은 보상으로는 사람을 움직이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은 이미 많은 심리학 연구에 의해 규명되기도 했다. 본문 p. 89, 90

혼은 그 공동체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며 어디서 와서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야하는지 방향을 알려준다.

즉 어디에 있어도 항상 정북향을 가리켜주는 나침반과 같다. 저자가 말하는 혼의 개념은 기업공동체의 핵심 가치만을 의미하는 것 같지는 않다. 

좀 더 폭넓은 개념으로서 그것은 열정을 포함하는 의미로 사용된다. 

즉 핵심 가치가 아무리 그럴 듯 하더라도 사무실의 액자에만 갇혀 있어서는 혼이라고 할 수 없다. 

그야말로 혼은 모든 구성원들의 행동 방향을 가르킬 뿐만 아니라 그들의 가슴을 뛰게 하며(열정)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혼이 없으면 생물학적으로는 살아 있으나 정신적으로 죽은 사람처럼 혼이 없는 기업은 겉보기에는 그럴듯해도 죽은 기업이나 마찬가지 일것이다. 

혼이 있는가 없는가는 위기에 직면했을 때 큰 차이를 드러낸다. 

혼이 있는 기업은 위기에서 오히려 자신들이 바르게 가고 있다는 것을 검증받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은 그대로 무너져 버린다. 

저자는 혼이 한 개인의 야망을 넘어서 인류 보편적인 가치에 연결되어 있다는 점도 여러 가지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우리만 자 먹고 잘살자는 것은 아무리 커도 야망이지 혼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혼다운 혼이 되려면 그것이 보편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창(創)-

꿈은 공짜가 아니다

창은 한마디로 혼을 실천에 옮기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총칭하는 넓은 개념으로 사용된다. 

그것은 곧 전문성이요 창의적인 사고방식을 포함하며

뉴노멀과 초경쟁환경, 파괴적 혁신이 게임의 룰이 된 변화에 발빠르게 적응하는 능력이기도 하다. 

늘 "왜?"라고 물으며 손에 흙이 묻는 것을 각오하고도 그 속성상 '리스크 테이킹'을 시도해야 꽃이 핀다

중요한 것은 창이 무조건 열심히 일하고 많이 배우고 전문성을 기르는 데 본질이 있는 것이 아니라 혼을 현장에서 실천하기 위한 지식이요 창조적 사고 방식으로 조직의 문화요 리더십이요 적응능력이라는 점이다. 그러므로 혼과 창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하겠다. 창이 없는 혼은 허망하여 신기루와 같고 혼이 없는 창은 방향 없이 떠도는 배와 같다. 혼이 있을 때 창은 바른 방향을 가지고 효과를 발휘하게 되며 창이 있을 때 혼은 현실의 삶에서 성취된다.

-통(通)-

통이란 좁은 의미에서 사람과 사람, 조직과 사람, 조직과 조직, 리더와 추종자들의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저자는 통을 좀 더 넓은 의미로 사용하는 데 단순히 내가 전달하는 메시지가 상대방에게 제대로 이해되는 차원을 넘어서 조직 문화 자체가 의기 투합하여 창조적으로 혼을 이루어가는 과정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사용하는 것 같다. 

통이 중요한 이유는 시대의 변화가 따르며 대형 조직 내 사람들이 역할 세분화(즉,기계화)되었기 때문이다.

우리 말의 덕(德)과 유사한 개념이다. 통하기 위해서는 의사소통 기술만 좋아서는 안되고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세워주고자 하는 진심이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럴 때 말만 통하는 것이 아니라 정이 통하고 혼이 통하고 뜻이 통하기 때문이다.

영업시간이 끝날 무렵 한 고객이 허겁지겁 뛰어와서는 세일 중인 청바지를 구매하고 싶다고 한다. 마침 그 청바지가 맞는 사이즈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보통의 백화점이라면 고객을 돌려 보낼 것이다. 그런데 노드스트롬은 고객에게 잠시 기다리라고 한뒤 앞의 다른 백화점의 매장에 가서 맞는 사이즈의 바지를 구해왔다.

통은 이외의 환경에서 고객감동을 실현하는 복합적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다.